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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평등포커스1-사회적 일자리 보육사팀을 만나다. 성명: 전북여연 조회: 1516 2009-03-12
   
내용
성평등 포커스 진단 1 - 사회적 일자리 보육사팀을 만나다 -
[열린전북 2008년12월호 살아가는 이야기]기고글

2008 성평등문화교육 아카데미

전북여성단체연합 성평등교육문화센타에서는 2008년 「성평등」을 주제로 아동, 청소년, 직장인, 부부팀, 여성주부팀, 성인남성팀, 대학생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성평등 교육나눔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포커스그룹은 그룹인터뷰로 참여자들간 이야기 나눔을 통해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이 그룹모임은 성평등 교육나눔의 일환으로 다양한 분들의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불평등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함입니다. 이 포커스그룹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생각과 경험 차이가 있는지’ ‘사회문화의 이중적인 성의식으로 여성들의 실생활에 어떤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이러한 불편함의 드러내기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그 첫번째 포커스 그룹으로 사회적 일자리의 하나로 1년여를 참여해왔던 보육사들을 만났다. 사회적 일자리는 사회적으로 유용하지만 수익성이 낮아 민간기업이 참여하기 어려워 활성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지원을 통하거나 비영리단체에 의해 창출되는 일자리다. 전북여성노동자회에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2007년 2월부터 저소득층 보육도우미 파견사업을 진행해 왔고 그 사업에 참여했던 보육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일자리가 여성에게 미치는 함의와 필요성들을 짚어 보았다.

보육사 파견사업 2차년도 사업기간이 끝난 지난 11월 18일 저녁 7시 전주시내 모식당에서 보육사 일곱분과 첫눈을 함께 맞았다. 이윤애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고 진행에 성평등교육센터 운영위원 태리명희, 인턴 하영숙이 함께 하였고 전북여성노동자회 보육사팀장인 허옥희 회장이 도움을 주었다.
*솔직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필명을 사용했음.

사회자 : 마침 첫눈 오는 날, 만나다니 우리 인연이 남다른 것 같네요. 사회적일자리 2차년도 사업이 지난 10월 끝났다고 들었는데, 보육사를 마무리 하고 나서의 소감을 먼저 들어볼까요? 돌봄을 제공했던 아동이나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하시는지 들려주세요?

금샘(42세; 야간보육) : 제가 먼저 이야기를 하지요. 전 이혼한지 11년 되었는데, 그 당시 아들과 젖먹이 딸을 데리고 나왔죠. 모유 먹이던 큰 애가 허약해서, 둘째는 분유를 먹여보려고 했었는데 그 분유값마저 없었던 때였죠. 하루는 수박 좋아하는 어린 아들이 길거리에서 수박 껍질을 주워 먹는 걸 보고 아들을 심하게 혼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왜 내가 아이들을 맡았을까 무척이나 후회를 했었는데, 지금은 벌써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착한 아들과 매사에 야무진 중2 딸이 옆에 있어 무척이나 든든하답니다.
보육사로 활동하면서 과거의 내가 힘들었던 상황들을 자꾸만 돌아보게 되고 수혜가족들이 더욱 안쓰럽고 짠~해져서 내가 더 잘 돌봐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료보육사업은 끝났지만 이 가족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어 지금도 계속 돌봐주고 있어요.

남샘(56세, 야간보육) : 나도 무료 보육사업은 끝났지만 여전히 아이 아빠는 늦은 퇴근으로 혼자 남겨진 아이를 위해 수혜가정에서 한달 더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에 여느 아이와 다른 아이 때문에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했었지만 ‘자폐증’이라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 알고 나서는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가면서 아이에게 다가서고 있어요. 주기적으로 사례관리와 교육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며 보육사로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이 있었어요.
일자리를 찾고 있던 저에게는 보육사라는 일이, 아이 걱정에 마음 편히 일하지 못했던 아이 아빠에게는 안심할 수 있도록, 혼자 남겨진 아이에게는 돌봄의 손길이 가능했던 이 보육사업의 삼박자가 너무도 호흡이 잘 맞아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관샘(56세, 야간보육) : 아이엄마가 딸 같아서 더욱 잘 해주려 했건만 한도 끝도 없이 바래서 오히려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한 부모 가정이기는 해도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워 보이지가 않아서 무료보육 내가 꼭 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보육팀장 :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받는 것에 익숙한 몇몇 분들은 무료 보육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기는 수혜자가 있어 보육사들이 불편해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런 서비스 덕분에 얻었던 자신의 일을 더 잘 할 수 있었던 지점은 있었을 텐데, 정작 수혜가족을 만나보면 <불만>만 쏟아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수혜가족에게 이 사업이 국가적 차원에서의 복지가 아닌 민간단체의 활동이라는 점을 이해시키고 함께할 수 있도록 더 힘써야 될 것 같습니다.

란샘(42세, 야간보육) : 저는 3년전 이혼의 조건으로 7살, 4살 아이들을 혼자 키워왔어요. 직장도 돈도 없는 상황에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대형마트에 일용직으로 취업하는 것이었어요. 당시 70~80만원의 월급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었는데, 다행히 남동생과 함께 살아서 도움이 되었죠. 그 때 이러한 무료보육이 있었다면 결혼 전 경리 등의 경력을 살려 더욱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테고, 공부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보육사를 하면서 다시금 아동복지를 공부하기 위해 새롭게 공부를 준비하고 있어요.

영샘(46세, 야간보육) : 저 같은 경우는 조금 다르게 시작했어요. 쉽게 벌고 쉽게 쓰는 풍토에 젖어 있던 저는 공장에 다닌 적도 없고 노동자도 아니기에 여성노동자회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보육사로 활동하면서 수혜가정과의 관계에서 물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는 “나”에 대한 개발, 변화의 지점이었어요.
‘이제는 세상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고졸이었지만 다시금 방송통신 고등학교를 다녔고 총학생회장직을 맡으면서 내가 내놓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나를 만났어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도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란샘처럼 모대학 아동복지학과 수시에 합격했어요. 이번 보육사 활동을 통해 아동복지라는 관심분야가 생겼고, 공부를 통해 더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을 거듭나게 하는 단체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사회자 : 사회적 일자리는 세상과 관계 맺고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와 서툴게 관계 맺어왔던 이들에게 조금 더 세상에 다가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미샘(42, 주간보육) : 저는 1년 6개월 동안 단칸방 세 식구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가정을 지원하면서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어려웠어요. 사랑과 봉사의 마음이 없으면 안 되는 ‘직업’이구나, 내 동생이구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편하게 다가설 수 있었구요. 또한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었고 헤어질 때는 이별의 아픔을 찐하게 느껴야만 했어요. 사업기간이 끝나기 전 제가 갑상선으로 힘들어서 그만두게 되어서 마지막까지 잘 해주지 못해 아쉬웠어요.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그런데 며칠 전 아이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언니, 저희 방 두칸짜리로 이사가요. 그 동안 감사했어요.’라며 울먹이더라구요. 나 또한 사회적 일자리라는 일로 만났지만 이러한 활동이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되었다니 너무도 뿌듯해요.
그리고 제가 돌봐줬던 아이가 둘째였는데, 첫째 아이는 거의 어린이집에 맡기다시피 했었는데 둘째는 집에서 키우니 ‘양육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게 해줘서 더욱 감사하다는 인사도 덧붙이더라구요.

민샘(46세, 주간보육) : 사실 저는 결혼을 하고도 시부모가 아이를 키워주셔서 아이를 돌본다는 게 조금은 감이 떨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아이연령에 따른 여러 가지 책들을 빌려서 열심히 공부해가면서 아이를 돌봤어요. 아이 엄마가 하체마비 장애인이어서 집안에서 아이엄마와 함께 갓난아이를 돌봤어요.
제가 이 일을 하기 전에 몇 차례의 자살 시도를 할 만큼 힘겨웠었는게 오히려 아이엄마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고, 그래서 더욱 잘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자는 시간에도 쉬지도 않고 집안일까지 더 열심히 해주고는 했는데 처음의 고마워하던 것과는 달리 너무 당연하게 여겨 오히려 서운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보육팀장의 조언을 받아 계약사항에만 충실하려 했지만 마음이라는 것이 또 마음대로 되지는 않더라구요.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저 스스로 성장과 더불어 기쁨이라는 가장 큰 것들을 얻었어요. 참으로 감사합니다.

사회자 : 사회적 일자리로 참여하면서 수혜가정뿐만 아니라 보육사분들의 개인적인 성장과 성과가 있었다니 너무도 다행스럽습니다. 특히 아동복지라는 분야에 새롭게 도전하신 두 분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사회적 일자리로서 꼭 필요한 보육서비스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여성들이 행하는 노동에 대한 가치를 얼마나 인정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지급되는 보수가 충분했는지 궁금합니다.

영샘 : 보수가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보람이 있으니 맞춰 살아지더라구요.

민샘 : 내가 하는 일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미샘 : 조금만 더.

란샘 : 저 같은 경우는 야간이라 야간수당이 있어 괜찮은 조건이라고 생각했어요.

금샘 : 처음에는 만족스러웠지만 시간 조정이 필요했어요.

사회자 : 말씀을 아끼셨지만 참가자 대부분이 주소득자였지만 친정이나 자녀의 도움을 받아 생활을 꾸리신다고 하셨네요. 이 일이 주수입원으로서는 열악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여성으로서 할만한 일이고 주변에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도 하셨구요.

금샘 : 일자리 찾으면서 결혼 전 경력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일자리를 찾는 저에게 오직 ‘아줌마’로서의 경력만 인정해 주었는데 이 보육사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기회였어요.

남샘 : 보수보다는 ‘여성노동자회’라는 소속감, 든든한 뒷배경으로서의 급여를 기관에서 받으니 오히려 수혜가정에도 당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나이에 단순히 아이돌보미, 파출부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의 느낌과 단체에 소속되어 교육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만족스럽습니다.

사회자 : 단순한 보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체에 직장과 동료라는 사회성이 높아지고 조직이 갖고 있는 노동자성, 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동병상련의 느낌이 강하셨군요. 특히 이번 보육사 사업이 끝나고 3차년도 사업이 결정이 되기까지 지난 한 달 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요.
현재는 여성노동자회라는 민간단체가 공동모금회 등의 재단을 통해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저소득층가정 무료보육서비스가 복지의 사각지대를 완화해주고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하셨는데, 그렇다면 사회적 서비스로서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남샘 : 지자체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그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저소득층의 의견을 수렴하기보다는 귀찮아서 안 해주는 거 아닐까 싶어요.

미샘 : 필요한 만큼 좀 더 관심 갖고 지역예산으로 투자를 해주었으며 좋겠어요.

영샘 : 일회적이고 보여주기 식인 휘황찬란한 지역축제보다는 지역복지에 더욱 예산을 배정했으면 좋겠어요.

보육팀장 : 이번 보육사업 보고대회를 하면서 마음이 착찹해졌다. 벌써 3년째 보육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했기에 지자체에 이 사업을 어떻게 더욱 확대하고 시스템을 갖추어 나갈 것인가 정책요구를 했었다. 저소득 가정 무료 보육사업은 가장 현실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면서 안정적인 가구소득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증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에 사업이 알려지면서 보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서 자꾸만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는 수렴하지 않고 새로운 일자리만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지자체에 난감했었습니다.

사회자 : 그럼 마지막으로 ‘보육사’라는 직업이 여성일자리로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이 일을 하면서 희망을 찾았는지 궁금합니다. 이 일에 참여하면서 성장가능성을 경험했는지 혹은 변화되기를 희망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영샘 :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하지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오래 지속된다면 여성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자리가 될 수도 있구요.
란샘 저는 이 일이 좋아요. 아이들과 책 읽고 노는 것이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저에게도 큰 기쁨입니다.

미샘 : 이 일을 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고, 생각만큼 잘 하지 못한 아쉬움들이 있습니다.

남샘 : 1년을 지내고서야 큰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먹는 것과 환경 등 서비스가 집안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가사도우미 역할까지 수행하곤 한다. 이에 대해 함께 갈 것인가, 전문 보육사로서의 역할만 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민샘 : 신생아의 경우는 가사를 병행하게 되면 아이에게 오히려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고 봅니다. 가사 서비스는 아동지도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만 가능해야 하며 그 또한 전문 보육사의 활동에 제약이 된다고 봅니다.

보육팀장 : 현재 가사서비스와 보육서비스는 별개의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일부 참여자들이 중복하여 활동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돌봄이라는 것의 전문화를 위해서는 좀더 세분화되고 활동영역을 제한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한 처음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제안하여 시작된 저소득가정 무료보육서비스는 이제 전문가 영역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참여한 분들의 경력관리를 위해 자체 보수교육과 이력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증서를 발급합니다.

사회자 : 이 모임을 마치면서 한마디로 마무리 해 주세요.

영샘 : 그 동안의 교육을 등에 업고 처음에 했던 시행착오 없이 다음에 다시 시작한다면 좋은 보육사가 될 것 같습니다.

남샘 : 보육사들이 맡았던 아동들이 연령별로 있으니 동료 보육사들의 경험을 나눠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란샘 : 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전에서 배웠던 것들을 계속 나누고 나누다 보면 훌륭한 보육사가 되어 있을 것 같아요.

미샘 : 아이들하고 더 많이 놀아주고 싶어요. 부모들이 하지 못한 것 모두,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민샘 : 더 열심 교육받고 조금 더 노하우가 쌓이면 유료시장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화이팅!

사회자 : 긴 시간 말씀 나누어 주어서 감사드리며, 이 일에 참여하면서 희망을 찾았고, 사회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사회와 관계하는 방식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기쁨 두배, 만족 두배, 희망이 100배로 넘쳐나는 것 같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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