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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녀들, 청소녀의 성을 이야기 하다<열린전북 2009-5월호> 수록 성명: 전북여연 조회: 1547 2009-05-14
   
내용
열린전북 2009년 5월호 <살아가는이야기> 기재

그녀들, 청소녀의 성을 이야기 하다.


청소년 성폭력 사건의 그 ‘특별함’

청소년(아동) 성폭력 사건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청소년 성폭력 사건이 알려지면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는 온갖 ‘특별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특히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고 가해자가 성인이었을 경우 가해자를 열심히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타자화 한다. 또한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주의를 발동시켜서 성폭력 범죄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공언하며, 부모들은 아동 성폭력피해 예방을 위해 밤길 조심하고 처음 보는 낯선 사람 조심하고... 등등의 조심사항들을 내놓는다. 반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청소년이었을 때는 ‘충동적’인 범행과 ‘미성숙’이 강조되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처는 결국 ‘음란물 규제’로 종결되고 만다.
아동-청소년이라는 특수한 위치와 특성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청소년 성폭력 역시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와 사건을 공론화시키는 것을 금기시 하는 모습 등 일반의 성폭력 사건과 다를 바 없지만 사건을 다루는 이 사회의 태도는 특수하다. 이는 자라나는 새싹들인 청소년들이 성폭력 피해자가 될 가능성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충동적’이고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청소년 성폭력 사건은 남성과 여성의 성별 권력관계라는 본질적인 메카니즘 자체를 드러내지 않고 ‘특별’하게 다루어지고 이중적인 고정관념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성(性)은 위험한 것인가?

일부 남성 일방의 욕구를 담은 포르노가 성교육을 대신하고, 성적 농담을 통해 남성집단 내 친밀감을 형성하고, 남성의 성욕은 통제할 수 없다는 남성들의 환타지가 계속되는 한 우리사회에서 성(性)은 위험하다. 시시때때로 거친 성적 행동으로 남성성을 시험받는 남성들은 물론이고, 어린 소녀를 탐하고 성을 빌미로 검은 거래를 일삼으나 정작 본인은 정숙한 아내를 요구하는 우리사회에서 여성에게 성은 위험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기성세대의 문화가 그대로 인터넷 정보의 홍수와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다양하게 ‘성’적 권리를 접하고, 책임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강요받는 청소년들의 ‘성’을 따라서 위험한 것이며 우리 사회가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일 것이다. 성적자기결정권... 성적인 어떤 행동에 있어서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 성폭력 피해를 입지 않을 권리, 성평등에 대한 권리 등등을 의미한다. 우리사회가 너무 앞서 나가면서 권리에 대한 정의는 많이 해 주는데 그것에 따른 책임과 그것을 위한 교육 등의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이라고 하는 자체가 공허한 메아리일 수 밖에 없다.


성적자기결정권을 누구에게 인정하고 누구에게 인정하지 않는가

현재 형사법상의 청소녀(년)은 만 19세 미만이다. 즉, 만 19세를 맞는 해의 1월 1일부터 형사법상 ‘성인’으로 대우 받는다. 청소녀 피해자의 경우 초기 진술부터 영상녹화를 하여 반복적인 진술을 피하게 되며, 가해자와 대질심문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유리를 사이에 두고 심문을 받는 등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만 19세라는 기준 하나로 만 19세 이하의 여성은 ‘ 성인에게 저항하기 현저히 힘든 청소녀’이며 만 19세 이상의 여성은 ‘상대가 폭행이나 협박을 동시에 행사해야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성인여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고졸이나 대졸 후 직장생활을 함에도 부모님 하에서 제대로 된 ‘독립된 성인’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또한 법에 정해진 만 19세라는 기준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제도권 안에 있는 청소녀에 한정되는 것이며 탈가정, 탈학교를 한 아이들에게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오히려 가해자로 의심을 사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사회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을 인정하는 경계지점은 나이(미성년/성년)가 아닌 결혼을 중심으로 한 비혼/기혼인 것 같다. 그래서 성인임에도 혼전 임신은 ‘사고친’ 것이 되는 것이고, 싱글맘이 논란이 되는 것이니 당연히 청소년은 해당사항이 아닌 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성적자기결정권에 있어서 우리사회는 기성세대의 관념적인 수준에서 청소녀에게 성폭력을 당하지 않을 권리만 주었을 뿐이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 ‘성’을 매개로 하는 놀이와 거래라는 왜곡된 문화에 놓여진 현실적인 조건에서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성의식, 성 가치관의 형성을 위한 우리사회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활발한 담론이 필요할 것이다.

**** 여성운동 활동가로서의 앎을 나누고, 지역의 다양한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고민을 나누고자 마련한 모 개그 프로그램의 자유로운 방식을 지향하는 “봉숭아 학당“의 그녀들이 3월에는 ‘청소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제로 성폭력예방치료센터에서 만났다. 열 명도 훨씬 넘는 그녀들의 이런 저런 고민이 잔뜩 담긴 이야기들을 짧은 지면에 글로 표현해 내기란 너무도 벅찬 작업이다. 그럼에도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더 많은 논의가 펼쳐지기를 바라며 그녀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짚어보이고자 했다.

글쓴이 정리 : 태리명희(전북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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